쪽으로 들어 올렸다. 그리고 녹기를 기다리며 움직임 없이 서 있었다. 소망하는 것을 그가 가질 수 있다면 무엇을 원하느냐고 물었을 때 그는 멍한 눈을 하고 움직임 없이 그대로 서 있었다. 그런데 그의 입술이 가볍게 열리기 시작했다가 말하기가 너무 힘든 것처럼 닫혔다. 그가 다시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그는 단지 통조림을 쥐고 있는 장갑 낀 손을 바라보며 서 있었다. 그가 다시 한 번 말을 하려고 애썼다. 회색빛으로 변하는 하늘을 보려고 애쓰면서 그가 말했다,“저에게 내일을 주세요.” 길을 내려와서 다른 모닥불에 있는 해병대원들은 그들의 음식을 데우려고 애썼다. 그러나 그것은 배고픔보다는 습관이었다. 그와 같은 혹한 속에서는 배고픔 자체마 저도 사라져버렸을 터였다. 마침내 협곡의 끝부분에서, 부대는 협곡을 뚫고 나가 동해에 접해 있는 평야 지대로 나아가는 데 필요한 마지막 시도를 하기 전에 다시 한 번 정지했다. 해병사단의 장병들은 서서 담배를 태우고 기다렸다가 천천히 도로 뒤쪽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부상자들과 동상환자들이 차에 탔다. 전사자들 역시 트럭과 트레일러에 묶인 채로 탑승을 완료했다. 그들 뒤에 비극적인 리듬으로 오르 내리는 울림을 따르는 살아있는 자들이 발을 질질 끌며 걸었다. 그들이중공군의마지막매복을통과한장소에는해병대원행렬뒤쪽에있는트럭과 트레일러들에 곧 자리를 차지하게 될 해병대원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누워 있었다. 결코, 얼어 죽지는 않을 사람들, 걱정하거나 배고파지거나... 다시 행진하지 않을 사람들이었다. 협곡을 따라 늘어선 절벽들이 열리고 멀어졌다. 부대 행렬이 평야 지대로 이동했다. 저멀리햇빛으로어른거리는동해가놓여있었다. 그리고그들은해변에섰다. 덥수룩 하게 수염이 달린 해병대원들은 멍하니 감정 없이 모든 다른 사람들 사이에서 홀로 서있었다. 그러나그들은살아있었고, 그들과같은다른사람들이그들을찾는해변에 살아서 서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수송선에 탑승했다. 살고 생각하고 또다시 싸우기 위해서... 이것이 전쟁이다! Ⅵ. 장진호 전투:“후퇴라니, 말도 안 돼!” l 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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