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가 거의 알아채지 못할 정도로 조용히 착륙해서 우리 쪽으로 곧바로 활주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바탄’이라는 이름이 수송기 앞부분에 페인트로 쓰여 있었다. 맥아더 장군이 긴 자루가 달린 파이프를 무기처럼 손가락 사이에 움켜쥐고 수송기로 부터 내렸다. 맥아더는 자신감에 차 있는 것 같았다. 그의 눈은 내가 가끔 고열 환자의 얼굴에서 본 것과 같이 밝게 빛나는 그런 광채를 띠고 있었다. 내가 그를 최근에 마지막으로 본 것은 제2차 세계대전 중 미주리함에서 일본제국이 항복문서에 서명하는 것을 지켜봤던 때였다. 그는 그 때나 지금이나 양쪽 모두에 아주 적합한 인물이었다. 그가 약간 돌아보았는데 그 순간 그의 눈이 나의 오래된 야구모자 위에 있는 해병대 마크 부터 나의 얼굴을 훑어보다가 나의 눈과 마주쳤다. 그래서 나는 그에게 다가가 내 이름과 내가 라이프지의 표지를 장식했던 칼 마이던스의 장소를 찍은 사진작가라고 소개했다. 그가 내게 답했을 때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그는 칼 마이던스가 일본으로 오고 있는 도중이라고, 이틀 전에 그로부터 전보를 받았노라고 말했다.“그가 돌아오고 있다고.”그리고 그가 내게 몇 마디 말했을 때 그의 눈 뒤에서 무언가가 편안해졌다. 나는 그것이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바치는 가장 위대한 찬사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칼에게 말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고 혼자 다짐했다. 활주로 주변에서 낭비할 시간이 없었다. 맥아더, 처치, 그리고 다른 몇몇이 지프에 탔고, 모두가수원시내에있는사령부건물로향했다. 오래된사령부건물에서일련의 짧은 브리핑과 회의를 가진 후에 맥아더가 차를 대기시키라고 명령했고, 그는 곧 거의 정찰을 하지 않은 길을 따라 전선으로 향했다. 맥아더는 서울을 향해 북쪽으로 가면서 직접 보았던 것들로 인해 낙담했음이 틀림 없었다. 도로는 아직도 남쪽으로 향하는 피란민들로 꽉 막혀 있었고, 무장한 군인들을 가득 태운 트럭들도 남쪽으로 가고 있었다. 도로 주변 어디에도 방어진지 하나 없었 으며도로를따라분산된군인들이싸우려는의지를갖고있다는어떤증거도없었다. 그렇다고 그들이 모두 꽁무니를 빼며 도망치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것은 마치 그들이 이 혼돈의 붕괴가 어떤 다른 군대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는 56 l Ⅲ. 1950년 한국 This is W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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