옮긴이의 말 l 7 저자가 의도했던 핵심적인 부분은 책의 첫머리에 모두 나와 있다. 던컨은‘전쟁’ 이라는 의미를 각국의 정상들이 뒷짐을 지고 결정하는 그것으로부터 실제 전쟁을 수행하는 전투병 한 명 한 명의 눈앞에서 벌어지는 전투현장의 상황을 완전히 분리하기를 원했고, 실제로 이 책은 병사들의 전투현장에서 눈앞에 벌어지는 극적 인 상황들을 놀라울 정도로 세밀하게 표현하고 있다. 전투 최전방에서 사진기 하나만을 들고 죽음을 무릅쓰고 임무를 수행하는 종군 기자는 아무나 할 수 있는 직업은 아니다. 미 해병대에서 잔뼈가 굵은 저자에게도 6·25전쟁의 현장은 뼈가 깎이고 살이 찢어지는 고통의 나날이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 작품은 6·25전쟁을 가장 객관적으로 정리한 자료라는 점에서 그 가치와 중요성이 매우 높다. 인간의 기억은 왜곡되기 마련이고 특히 목숨이 오가는 전장 에서 소총 한 자루만을 쥐고 자리를 지켜야하는 병사가 느꼈던 감정은 그 순간이 지나면 생생하게 전달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병사들에게는 어쩌면 일생에 단 한 번 뿐이었을 죽음이 다가오는 극단적인 경험을 저자는 그들의 표정과 몸짓, 얼룩진 얼굴로 우리에게 전하고 있다. 이에 더해서 이 자료는 현장을 직접 보고 느낀 저자 자신이 전해주는 전투의 느낌 과 전장의 실제를 사진을 통해서 그대로 전달하는 소중한 자료들이다. 6·25전쟁에서 이 수준의 역사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수천 명의 참전용사들 을 직접 인터뷰해야함은 물론이고 사실성을 입증하기 위해 동일한 사안들을 다른 자료와의 검증, 고증을 거쳐야 자료화 할 수 있다. 그러나 저자는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하는 이런 전쟁자료들을 바로 그 전쟁의 순간순간을 자료화하면서 지금 이 시간에도 당시의 현장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자료로 만들었다. 본 자료 를 통해서 우리는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민간포로나 민간인 관리에 있어서 미군 에 대한 부정적 내용과 달리 이들을 매우 조심스럽게 관리하면서 전쟁을 수행했 다는 점도 볼 수 있다. 이것이 전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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