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전쟁이다!

기관총 일제사격 소리가 정상으로부터 아래로 울려 퍼졌다. 이 626고지는 위태로운 부산 방어선에 연결되는 중심축에 해당하는 최전선이었다. 부상자들을 위한 구호소로 이용되고 있는 자그마한 농가 가까이에서 나는 군대의 경고를 모르는 채 자기 집에 그대로 머물고 있었던 말없이 긴장한 얼굴의 한 시골 여자를 붕대로 감싸주고 있는 두 명의 위생병을 발견했다. 공산군의 폭탄 한 발이 그녀의 머리 안으로 파편을 박히게 했다. 지금 그녀는 눈물도 흘리지 않고 끄떡없 다는 태도로 쪼그리고 앉아서 위생병이 강철 파편조각을 제거하려 애쓰는 동안 그녀 에게 바싹 달라붙어 있는 어린 아들에게 아침 젖을 먹이고 있었다. 붕대를 감고 오 두막의 벽에 가까이 기대어 서 있는 그녀는 어디로 돌아가야 할지 몰라 보였다. 그때 그녀의 이웃이 다가와 내 어깨너머로 그녀에게 몇 마디를 중얼거렸다. 불행한 소식의 충격으로 그녀의 머리가 뒤로 젖혀졌고, 견딜 수 없는 고통으로 그녀의 눈은 일그러 졌다. 그녀의 또 다른 아들이 조금 전 폭발로 인해 사망했던 것이었다. 구호소 남쪽에 있는 콩밭 가에 낯익은 인물이 나타나 세밀하게 포대의 포상설치 상태를 살펴보고 서 있었다. 그는 17연대가 속해있는 국군 수도사단의 미 군사고 문단 대표인 프랭클린 패리스 중령이었다. 그는 예정보다 하루 이상 늦어진 지금 공격을 앞당길 수 있는 어떤 해결책을 찾기를 바라면서‘기계(지명)’에 있는 사단 사령부로부터도착했다. 군사고문단의기능이자문역할로엄격하게한정되어있었기 때문에 패리스 중령이나 그의 보좌관 또는 육군본부에 있는 그의 상관까지도 어떤 것이 한국군들이 전선에서 사용할 가장 좋은 방법인지 단지 제안만을 할 수 있었다. 각고문관은그역할을국한하도록명령을받았고, 게다가“민감한한국인들의감정을 다치게 하지 말 것”을 분명히 하는 지침까지도 받았다.‘끝장날 때까지 질질 끄는 형태의 전쟁’의 시대에 거의 전체가 경험이 없는 신생 군대와 함께 일한다는 것은 특히 전술적인 면에서 가장 폭력적이었고 복잡했던 세계 제2차 대전에 참여했던 베테랑들에게도 달성하기 어려운 명령들이었다. 그 산은 실제로 높진 않았지만, 범위가 넓었고 또 구불구불했다. 계곡에서 바라 보았을 때 그 산은 야생의 관목으로 뒤덮인 편자처럼 보였는데, 그 뾰족한 굽 날들 이 계곡을 가로질러 오른쪽 아래로 휘어지고, 구호소와 포대가 있는 좁은 도로까지 64 l Ⅲ. 1950년 한국 This is W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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