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전쟁이다!

이것이 전쟁이다! 될 수도 있을 것이었다. 내가 산에서 내려올 때는 거의 해 질 녘이었으나 그렇게 어둡지 않아서 구호소에 이르는 길이나 골짜기로 가는 통로 등을 가리키는 좀 더 어두운 빛깔의 표시까지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 구호소에는 부상병이 오기를 기다리는 위생병들은 없 었다. 구호소가 있던 오두막은 어두컴컴했고 비어 있었다. 분명히 두 발의 박격포 포탄이 대대 지휘소가 있던 마을 가까이에 떨어졌다. 대대장은 즉시 전부 철수해서 길을 따라 1마일 후방에 지휘소를 신속히 이동시키도록 명령했다. 능선 위에 있는 병사들과의 모든 접촉이 끊어졌다. 부상자들은 이제 아주 거칠고 간단한 의무조치를 받으려면 가슴이 찢어지는 고통을 감내하며 1마일을 더 걷거나 기어서 와야만 했다. 밤이 산 위로 올라왔고, 626고지는 아직 적군의 수중에 있었다. 패리스 중령이 못쓰게 된 구호소 가까이에 나를 위해 남겨놓은 지프를 타고‘기계’ 로 돌아가기 위해 막 출발하자마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밤이 갑자기 칠흑같이 어두워졌고, 길은 논 사이로 뚫린 모래 오솔길 같았다. 모든 것이 공산군에게 유리해졌다. 특히 한국군과의 통신선이 너무 과도하게 확대 되는 바람에 모든 교신이 단절되었다. 사단 지휘소에서 나는 패리스 중령이 그의 보좌관과 함께 심각하게 토의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들은 다음 날 아침에 실시 하기 위해 제시된 작전 계획들을 지도에 표시해 놓으며 심사숙고하고 있었다. 그 사무실의반대쪽에있는방의분위기는유쾌하지못했다. 수도사단의사단장인백인엽 대령이 느리고 민감한 목소리로 자기 참모들을 세워놓고 꾸짖고 있었다. 그가 말 하는 것을 이해하기 위해 한국어를 알 필요가 없었다. 나는 먼저 그의 이글거리는 눈과 경멸에 찬 얼굴을 보았고, 다음에 어둑어둑한 어둠을 뚫고 탁자를 가로질러 굳은 얼굴을 하는 그의 부하 장교들을 보았다. 분명히 이들이 지난 이틀간의 형편 없는 공격 같지 않은 공격의 책임자들이었고 그래서 이들은 한국군에서 최고의 공격 전술가로 알려진 사단장에 의해 질책을 받고 있었다. 젊은 외모에도 불구하고 사단 장인 백 대령은 역시 젊은 군대인 한국군에서 거의 상징적인 존재였다. 전쟁이 막 발발했을 때 그는 지금은 자기 사단의 예하에 있는 17연대의 연대장 이었다. 그가 이끌었던 전투에서 너무나 혁혁한 전공을 세움으로써 그는 한국 육군 Ⅲ. 1950년 한국 l 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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