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전쟁이다!

98 l Ⅳ. 낙동강 방어선: 고지전 능선을 써레질하듯 훑고 또다시 훑었다. 그리고 마치 그가 해병대원들이 어디에 숨어 있는지 알고 있는 듯이 세 번째로 다시 써레질했다. 그의 두 번째 집중사격이 정확하게 한 해병대원의 복부를 관통하여 그를 반쯤 일어서게 했고 마지막 한 발이 다시 그의 가슴을 관통하여 그를 목화밭으로 내동댕이쳤고 그는 다시는 움직이지 못했다. 점점 더 많은 대원이 쓰러졌고, 전선에서 자신의 사격 위치로부터 부상당한 다른 대원을 이동시키기가 불가능하게 되었을 때 탄약운반 지게꾼으로 활동하던 남한의 농부들이 부상자들을 나르기 위한 들것 운반조에 편입되었다. 농부들, 무감각한 동양인의 표정들은 그들 뒤에서 맹렬히 벌어지고 있는 전투에 대해 그들이 무엇을 생각하는지 아무것도 나타내지 않았다. 그러나 팔로 부상당한 사나운 해병대원을 감싸 안고, 무릎이 뭉개져 버린 병사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려고 애쓰고 있는 거친 농부의 모습은 자비와 온화함 그 자체였고, 그들 얼굴에 겉으로 나타난 냉담 함이 거짓임을 보여주고 있었다. 레오날드 헤이워스 상병이라 불리는 기관총 사수가 고지 정상부로부터 슬슬 미끄 러져넘어갔다가수류탄을갖고돌아왔다. 헤이워스상병과다른해병대원들은그들의 정면으로 다시 전진하고 있는 공산군들을 사살하기 위해 능선의 가장자리 너머로 수류탄을세게내던졌다. 헤이워스상병의기관총은탄약이바닥난상태였고, 전사자나 부상자를 대신할 보충병도 없었으며, 심지어 후방과의 통신도 두절된 상태였다. 그의 눈은 능선을 따라 자세히 살피며 움직였고, 그러고 나서는 비 오는 하늘을 쳐다보았다. 굵은 눈물이 그의 볼을 따라 천천히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그가 마치 그의 입술로 말할 힘도 없는 것처럼 각 단어를 발음하여 거의 알아들을 수 없는 목소리로 띄엄띄엄 숨 막히듯 말했다.“적들이 보이지 않아. 여기엔 오직 우리둘뿐이야. 적들이안보여. 나머지는죽었고부상당했어. 수류탄! 수류탄! 그들이 안 보여. 비 때문에 적들을 볼 수 없어. 안 보여! 우리를 계속 죽이고 있어. 제기랄, 도대체 박격포는 어디에 있는 거야?”박격포 사격 관측수들이 모두 부상당했거나 전사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 헤이워스 상병은 잠시 얼어있는 것 같더니 더듬거리며 수류탄과 박격포와 소총 탄약을 더 달라고 중얼거렸다. 그는 아직도 자기 위치를 This is W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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